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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조커·글레디에이터…거대 속편이 온다

◆미키17(Mickey 17·3월 29일 개봉)   봉준호 감독의 8번째 장편 영화. ‘괴물’, ‘설국열차’, ‘옥자’에 이은 4번째 SF 영화이자 우주를 배경으로 한 첫 번째 영화.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이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 소설을 봉준호 감독에게 선물했고 봉 감독은 소설이 출판이 되기 전 각색 작업에 들어갔다. 로버트 패틴슨이 죽을 때마다 이전의 기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몸이 재생되는 일회용 인간으로 출연해 미지의 세계를 식민지화하려는 임무를 수행한다. 봉 감독 영화 중 최고 제작비가 투입되었다. 나오미 애키,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출연.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Beyond the Spider-Verse·3월 29일 개봉)   멀티버스의 다양한 스파이더맨들이 모여 있는 스파이더 소사이어티와 대립하는 마일스 모랄레스의 이야기. 지난 해 오스카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작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 버스(Across the Spider-Vers)’에 이은 두 번째 속편. 전편에서 보지 못한 마일즈의 성장통이 결론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수퍼히어로 애니 ‘스파이더맨’이 흥행을 보장한 속편을 제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챌린저스(Challengers·4월 26일 개봉)   경쟁이 치열한 프로 테니스 세계가 배경. 주인공 타시(젠데이아))는 전 선수이자 코치이며 남편인 아트를 완벽한 선수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아트가 슬럼프에 빠지자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하위 리그 챌린저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된다. 그러던 중, 타시의 예전 남자친구 패트릭과 경쟁하게 되면서 복잡한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으로 주목받았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컴백작. 전작과 마찬가지로 퀴어의 뉘앙스가 묻어 있는 작품일 듯.   ◆매드 맥스: 퓨리오사(Mad Max: Furiosa·5월 24일 개봉)   금세기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 시리즈의 스핀 오프. 2015년작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 이후 9년만이다.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했던 임페라토르 퓨리오사의 젊은 시절을 안야 테일러 조이가 연기한다. 영화는 어떻게 퓨리오사가 납치되며 그녀가 임모탄 조의 사령관 지위로 올라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크리스 헴스워스가 공동 주연을 맡는다.   ◆발레리나(Ballerina·6월 7일 개봉)   존 윅과 본드걸의 만남! 존 윅의 세계관에서 파생된 첫 번째 스핀오프. 007의 본드걸로 출연했던 최고의 핫한 여배우 애나 데 아르마스가 범죄 조직 루스카 로마에서 특수 훈련된 암살자로 출연한다. ‘존 윅3: 파라벨룸’에서 암살자 발레리나들을 양성하는 디렉터로 출연한 전설적 배우 안젤리카 휴스턴, 키아누 리브스, ‘워킹 데드’의 노만 리더스가 출연을 확정했다. 아직까지 알려진 세부 사항이 많지 않다. 그러나 챕터3과 챕터4 사이에서 벌어진 또 다른 복수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위스터(Twister·7월 19일 개봉)     인디영화 ‘미나리’의 아이작 정 감독이 여름철 블록버스터에 도전한다. 오클라호마에서 토네이도를 마주친 연구자들의 이야기로 1996년 대히트를 기록한 재난 영화 ‘트위스터’의 리메이크이다. '스피드'의 얀 드봉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괄 제작을 맡았던 원작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데이지 에드가 존스, 글렌 파월, 앤서니 라모스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아칸소 농장에서 살던 시절 토네이도를 직접 경험한 바 있는 정 감독은 원작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영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비틀쥬스2(Beetlejuice2·9월 6일 개봉)   무명의 팀 버튼을 일약 스타 감독 대열에 올려준 그의 출세작이자 대표작 '비틀쥬스'가 36년만에 돌아온다. 마이클 키튼, 위노나 라이더와 캐서린 오하라가 자신들의 캐릭터를 그대로 다시 연기하며 리디아의 딸로 제나 오르테가가 출연진에 합류했다. 이들 외에 모니카 벨루치와 윌렘 데포가 출연진에 이름을 올렸는데 그들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지가 가을철 영화가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 7370만 달러의 흥행을 거둬들인 원작을 능가할지 기대해본다.   ◆조커: 폴리 아 듀(Joker: Folie.Deux·10월 4일 개봉)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며 호아킨 피닉스에게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2019년작 '조커'의 속편. DC필름스 제작이나 DC유니버스 계열에 속하지 않는 최초의 단독 빌런 영화. 조커의 연인 할리 퀸 역에 레이디 가가가 합류한다. 느와르 풍을 유지하되 전편과 분위기가 전혀 다른 느낌의 뮤지컬로 선보인다. 주변인이 망상을 가진 환자와 같은 증세를 보이는 증상을 뜻하는 부제만 봐도 피닉스의 또 다른 광기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래디에이터2(Gladiator2·11월 22일 개봉)   리들리 스콧 감독이 자신의 역사적 서사시 '글래디에이터'의 속편을 들고 24년만에 다시 콜리세움으로 돌아온다. 전편의 주인공 맥시무스(러셀 크로우)를 연모했던 루실라(코니 닐슨)의 아들이며 코모두스(호아킨 피닉스)의 조카 루시우스(폴 메스칼)가 황무지를 떠돌다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을 그린다. 닐슨이 루실라 역으로 다시 돌아오고 덴젤 워싱톤이 로마에 원한을 품은 노예상으로 등장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 덴젤 워싱턴의 협업은 2007년 '아메리칸 갱스터' 이후 두 번째다.   ◆무파사: 라이온 킹(Mufasa: The Lion King·12월 20일 개봉)   100% 컴퓨터로 제작된 실사 아닌 실사.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의 이야기로 무파사와 스카의 어린 시절을 다룬다. 무파사를 연기하던 제임스 얼 존스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아론 피에르가 새로운 무파사를 연기한다. 켈빈 해리슨 주니어는 타카의 이름을 딴 스카 역을 맡는다. 디즈니 실사 영화들 중 비교적 평가가 안 좋았던 전작의 부정적 평가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문라이트'의 감독 배리 젠킨스가 연출을 맡았다. 김정 영화평론가글레디에이터 속편 감독 영화 봉준호 감독 장편 영화

2024-01-31

귀신 안믿는 가짜 퇴마사, 호러 코미디

영화는 2014년 출간된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한 초자연적 스릴러이며 판타지 드라마다. ‘빙의’란 타인의 영혼 또는 악령에게 들러붙어 깃드는 현상을 말한다.   천박사(강동원)는 악령을 무르게 하는 일을 퇴마사가 직업이다.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이지만 정작 자신은 귀신을 믿지 않으니 그는 가짜 퇴마사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퇴마를 한다고 믿으며 그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천박사는 파트너 인배(이동휘)와 함께 유튜브 퇴마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귀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다루고 있다고 믿고 사람을 대상으로 가짜 굿을 행한다. 어느 날 유경(이솜)이 찾아와 그들이 업로드한 유투브 영상을 꾸준히 봐왔다며 거절하기 힘든 일을 의뢰한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발을 빼려던 천박사는 먼저 오천을 주고, 퇴마 성공시 오천을 더 주겠다는 유경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인배와 함께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귀신을 믿지 않는 퇴마사 천박사는 귀신을 보는 유경과 함께 하는 여정에서 자신의 과거와 얽혀 있는 부적인 ‘설경’의 비밀을 알게 된다. 뜻하지 않은 ‘진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천박사의 내면의 아픔이 조금씩 드러난다. 그는 결국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당의 영력을 발휘하는 악귀 범천(허준호)과 한판 대결을 벌여야 한다.   ‘천박사’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의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주연과 조연들의 앙상블 연기, 참신한 소재,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도를 높인다. 판타지에 액션과 코미디가 가미되어 여러 장르가 혼합을 이룬 엉뚱하고 재미있는 호러 코미디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강동원의 영화이다. 여전한 미소년의 느낌과 유머가 살아 있는 연기, 그러나 허준호와의 대결 장면에 이르러서는 그가 끌어내는 액션의 박진감이 절정에 달한다. 최근 흥행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종수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늘 새로운 가면을 쓰고 관객 앞에 나서는 그는 천박사와 어릴 적부터 오랜 인연을 이어온 든든한 지원군 황사장(골동품점)으로 출연한다.   현재 한국의 추석 극장가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라 있다.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콘스탄틴’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되어 줄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 본다. 김 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퇴마사 코미디 가짜 퇴마사 퇴마사 천박사 봉준호 감독

2023-10-06

[영화몽상] 게임의 규칙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이렇게 살 떨리는 게임이 될 줄 몰랐다. 술래가 돌아볼 때 움직이면 ‘죽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징어 게임’에서 그랬다가는 정말로 죽는다.   황동혁 감독의 이 넷플릭스 시리즈는 아이들이 많이 했던 단순한 놀이를 살벌한 생존게임으로 탈바꿈시켰다. 최후의 1인은 456억원의 상금을 받지만, 확률로 따지면 참가자 99% 이상이 죽을 운명이다. 탈출구가 없진 않다. 참가자 과반이 동의하면 게임을 중단하는 규칙도 있다. 하지만 빚에 몰리고 사람에 쫓기는 참가자들은 기어이 게임판에 돌아온다.   “최근 남한의 문화예술관련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 상영과 극장 공연 등이 침체 상태에 빠져들자 미국 인터넷 동영상봉사업체인 넷플릭스를 통해 처지를 개선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미국 기업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 엊그제 북한 선전 매체가 내놓았다는 주장이다. ‘오징어 게임’ 의 세계적 반향과 함께 국내에서 일고 있는 비판과도 통하는 데가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넷플릭스는 제작비 이외에 흥행에 비례한 수익 배분이 없다. 속편이든 리메이크든 지적재산권은 모두 넷플릭스가 갖는다. 이게 공평한지 따지기 전에 하나는 분명하다. 2013년 넷플릭스 첫 오리지널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 때부터 이렇게 해왔다는 점이다. 한국 제작사가 이를 모르고 게임에 뛰어들었을 리 없다. ‘오징어 게임’이 거둔 엄청난 성공에 비하면 약 25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적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뛰어든 승자독식의 게임판과는 다르다.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끼는 건 ‘오징어 게임’의 창작과정이다. 연출자 황동혁 감독이 직접 대본을 썼다. 한국영화에 흔한 방식인데 드라마에서는 흔치 않다. 작가가 곧 감독이니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식의 통념도 경계가 무너진다.   감독은 상상력과 함께 개인적 체험을 곳곳에 녹였다. 주인공 성기훈이 사는 쌍문동은 그가 살던 곳이고, 참가자들이 입은 그리 예쁘지 않은 초록색 운동복은 그가 다닌 학교 체육복 색깔대로다. 살벌한 분위기에서 경쾌하게 흐르는 ‘장학퀴즈’ 음악, 거대한 감시인형 ‘영희’의 이름과 외모 등의 디테일은 감독 또래들의 공통 기억까지 불러낸다. 극 중에 나오는 딱지치기, 구슬치기, 뽑기, 오징어 게임 등의 놀이는 말할 것도 없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란 말이 떠오른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인용한 말이다. 작품에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넷플릭스가 진작부터 창작자들 사이에 호평을 받은 큰 이유 중 하나다. 이후남 / 한국 문화디렉터영화몽상 게임 규칙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봉준호 감독

2021-11-03

[J네트워크] 게임의 규칙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이렇게 살 떨리는 게임이 될 줄 몰랐다. 술래가 돌아볼 때 움직이면 ‘죽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징어 게임’에서 그랬다가는 정말로 죽는다.   황동혁 감독의 이 넷플릭스 시리즈는 아이들이 많이 했던 단순한 놀이를 살벌한 생존게임으로 탈바꿈시켰다. 최후의 1인은 456억원의 상금을 받지만 확률로 따지면 참가자 99% 이상이 죽을 운명이다. 탈출구가 없진 않다. 참가자 과반이 동의하면 게임을 중단하는 규칙도 있다. 하지만 빚에 몰리고 사람에 쫓기는 참가자들은 기어이 게임판에 돌아온다.   “최근 남한의 문화예술관련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 상영과 극장 공연 등이 침체 상태에 빠져들자 미국 인터넷 동영상봉사업체인 넷플릭스를 통해 처지를 개선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미국 기업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 엊그제 북한 선전 매체가 내놓았다는 주장이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반향과 함께 국내에서 일고 있는 비판과도 통하는 데가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넷플릭스는 제작비 이외에 흥행에 비례한 수익 배분이 없다. 속편이든 리메이크든 지적재산권은 모두 넷플릭스가 갖는다.     이게 공평한지 따지기 전에 하나는 분명하다.  2013년 넷플릭스 첫 오리지널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 때부터 이렇게 해왔다는 점이다. 한국 제작사가 이를 모르고 게임에 뛰어들었을 리 없다. ‘오징어 게임’이 거둔 엄청난 성공에 비하면 약 25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적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뛰어든 승자독식의 게임판과는 다르다.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끼는 건 ‘오징어 게임’의 창작과정이다. 연출자 황동혁 감독이 직접 대본을 썼다. 한국영화에 흔한 방식인데 드라마에서는 흔치 않다. 작가가 곧 감독이니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식의 통념도 경계가 무너진다.   감독은 상상력과 함께 개인적 체험을 곳곳에 녹였다. 주인공 성기훈이 사는 쌍문동은 그가 살던 곳이고, 참가자들이 입은 그리 예쁘지 않은 초록색 운동복은 그가 다닌 학교 체육복 색깔대로다. 살벌한 분위기에서 경쾌하게 흐르는 ‘장학퀴즈’ 음악, 거대한 감시인형 ‘영희’의 이름과 외모 등의 디테일은 감독 또래들의 공통 기억까지 불러낸다. 극 중에 나오는 딱지치기, 구슬치기, 뽑기, 오징어 게임 등의 놀이는 말할 것도 없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란 말이 떠오른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인용한 말이다. 작품에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넷플릭스가 진작부터 창작자들 사이에 호평을 받은 큰 이유 중 하나다.     국내 동영상 서비스든 방송사든 눈앞에 보이는 ‘오징어 게임’의 성공만 부러워할 건 아니다.   이후남 / 한국 중앙일보 문화디렉터J네트워크 게임 규칙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봉준호 감독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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